파리 생활

인생 어렵다

라베럴 2020. 9. 28. 01:31

100미터 가는데 한 발에 힘이 10kg씩 든다.
어떻게 힘을 주면 주기야 하겠는데 좀 과하지 않나?
어떤 건 또 한 발이 무척 멀다.
다 가봤자 백미턴데 가성비 너무 떨어진다.
고작 백미터 가자고 이렇게 힘주니 힘이 안 난다.

이렇게 하나 하나 전부 다 한 땀 한 땀 힘 들여야 나아갈 수 있나? 인생이 원래 그런가?

전기 확인하는 거 하나조차 벅차다.
밥 하나 짓는 것도 성가시다.
계란을 사오면 토마토가 떨어지고 토마토를 사면 물이 떨어지고 그 쯤 되면 하수구가 막히고 머리카락 없애는 약을 또 사오고 수도는 계속 새고 아 그러고보니 난방기 저거 전기세 많이 나오지 않나 확인해봐야겠고 눈 깜빡하니 또 월세날이고 전 집 보증금 늦게 받으니 그 뒤로 줘도 되냐 묻고..

뭐 하나 순조롭게 진행 되는 일이 없다.
이 곳의 모든 것들은 하나 하나 다 놀라움의 연속.

놀랍게도 오늘 보내려고 한 메일은 하나도 보내지도 않았는데 나는 이미 지쳐 떨어진 상태고 제일 많이 하는 건 핸드폰이다.

다들 어떻게 사는 거지?

에펠탑이나 보고싶어.
내 주변엔 아무도 없고 믿을 건 나뿐인데 그닥 믿음직스럽지도 못하다.
나는 왜 이렇게 자립심이 떨어질까?
누가 항상 옆에 있어야만 한 발자국이라도 나아간다.

내가 오늘 잘 한 일은 LCL 헝데부 잡았고(근데 어플로 잡은 거라 잘 잡힌지 모르겠구^^), 밥 제 때 챙겨먹었고.. 에따델리우도 끝냈고.. 그래 난방기도 제때 잘 가져다놨네.

화요일에 또 번역기 돌려가면서 한마디도 못알아듣고 한심하게 남들 짜증 돋구며 얘기해야겠지..
이런 내가 너무 싫고 자괴감 들고 괴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