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나는 아무것도 못하고 방에서 울고만 있는데

오늘 아침도 못먹고 학교에 다녀와서는 (별 일 아님)
caf 때문에 또 골머리 썩다가
(+선생님 대체 무슨 말을 하시는 건지?)
집와서 미역국에 김치에 계란에 김에 한상 가득 차려먹었다

아빠가 저번엔 얼굴이 조막만해서 공주처럼 예뻤는데 얼굴이 왜 이렇게 커졌냐고 했다.
많이 먹고 안움직이니까 그렇죠 아빠

케이마트에서 soupe라고 써있는 소고기를 사서 참기름에 달달 볶고 소금도 좀 넣고 하루종일 불린 미역을 또 볶고 물을 넣어서 푹 끓이다가 간장 두숟갈에 한참 생각하다 간마늘 사온 것도 넣었다.

떡볶이 사왔는데 어묵 까먹고 안사와서 진짜 당황했다.

자꾸 먹고 누워만 있으니까 살찌는 것 같아서 산책다녀오려다 귀찮아서 말았다.

귀찮다는 말은 참 마법의 단어같다..

불어를 좀 더 잘했으면 이렇게 안힘들었을까..
아니야 똑같이 힘들었을거야

à 0
할 수 있을까
내가 살아온 모든 인생 접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내 모든 친구들 가족 원래 처음부터 없는 거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안될거같은데
그렇게는 너무 힘들거같은데..

나는 어릴 때 신데렐라 애니메이션을 참 좋아했다

그 분위기의 파리를 사랑했던 것 같다

오늘은 기분이 좋아
라라라라라랄랄ㄹ라
생각해보니까 신데렐라 어떻게 맨날 방영했지?
무도회갔다가 신발 찾는 얘기가 땡이잖아?
미스테리

아무튼 오늘은 나가기싫다..
하루 정도는 내 맘대로 해도 되는거잖아..

all the français hate me
je suis toute seule ici en France
je suis tellement isolée à Paris
je mange pas bien je dors pas bien
j'ai aucun amis ici

아니 진짜 개웃긴게
나한테 길 왜 물어보는 거임..
걍 모른다했다가 할 일도 없고 도와주고싶어서
니가 원하면 찾아봐준다고 하고 구글지도 열어서 찾아봤다.

그 남자애는 하이네켄 6개들이를 들고
avenue victor hugo에서 rue victor hugo를 찾고있었다.
무려 ivry sur seine이었음...
친구 사는 동네도 모르냐...??

에펠탑 갔는데 불 켜진 거 보고 출발했는데 8시 넘으니까 불 꺼짐 ㅅㅂ ㅜㅋㅋㅋㅋㅋㅋㅋ
난생 처음 겪는 통금 때문에 후다닥..
얼빠져서 꺼진 에펠탑 구경하고 거기 흑인아저씨들한테 이거 이제 맨날 저녁마다 꺼지냐니까
뭐 때문에 오늘은 꺼졌다는데 뭔 말인지 못알아들음 ㅜ ㅅㅂ
알아들은척 쎄 도마쥬ㅠㅠ 그랬다

그래도 간만에 저녁 먹고 밤산책 했다.
저녁 먹고 아무것도 안들고 집열쇠만 달랑 들고 쓰레기 버리고 에펠 보이는 집 뒷쪽으로 갔더니 노을이 너무 환상적으로 예뻤다.
(기어코 저녁에 나갔던 이유)

얼마나 예뻤냐면 죽을 때까지 못 잊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수채화에서 표현하는 그림만큼이나 수려한 색감이었다. 붉은 색과 진달래색이 섞여서 쨍하고 환하게 빛났다.

근데 까먹겠지 백퍼

그 동네는 가로등도 참 예뻤다.


에펠 꺼진지도 모르고 가는 길에 신나게 구경..

달이 너무 밝아서 깜짝 놀랐는데 (왜냐면 건물 뒤가 뭔가 너무 밝아서 자리를 옮겼더니 그게 달빛이었다)
건물저 왼쪽에 저거 그래 저거 에펠탑이었다ㅜ
이쒸ㅜ 저 때 이미 꺼진거였는데..

오늘의 시발비용
존나 잘샀다 6갠가 숨도 안쉬고 쳐먹은듯
11유로였나?
덕분에 너무 배불러서

오늘의 밥
어제 남은 치킨이랑
오징어 젓갈 김치찌개 계란 후라이 김
배불러서 밥도 좀 남기고 찌개도 좀 남겼다

하루 한끼먹고 토마토같은 거 먹다가
맨날 밥 두번씩 먹고 와플 먹고 과자 먹으니까 살찌지 ㅋㅋ
아무 때나 먹고...
몸이 참 정직..
그 와중에 근육만 빠졌는지 몸무게는 줄었다
하지만 옷이 작아졌고 얼굴이 퉁퉁 부어서 (+한눈에 봐도 배나오고 팔뚝살찌고 허벅지살찌고 온몸이 퉁퉁.. ) 살 찐 거 어쩔 수 없이 알게됨 ㅜ

봐봐 bonjour 이것도 좋은 하루~ 이거자너
좆같은 하루여도 bonjour라고 답해주는데
거기다가 굳이 ça va ? 까지 해야되냐?
형식 상 하는 말이 너무 많음

영어권놈들도 그래 how are you ?
i'm not fine인데 꼭 fine이라고 대답해줘야해
이 놈들은 불놈들보다 더 해 아주 !
물어보질 마라 그냥 !

산다는 게 뭘까?
왜 잠을 자고 다음날 또 살아가야할까?
인생에 기다려지는 즐거움이나 기대가 전혀 없다
뭘 위해 살아가고있나
왜 사나

키가 크고 멋있었다.
마스크 껴서 그런 거겠지?
배달 받으러 내려가느라 봤는데
입구로 들어오길래 내가 문잡아줬다.
프놈들답게 merci라고 해서 이번엔 안까먹고 de rien이라고 했는데 나랑 같은 건물 사는 것도 모자라서
같은 엘베 타는 것도 모자라서
같은 층에 내리는 것도 모자라서
무려 같은 층에 사는 남자였다.

d.e.s.t.i.n
청첩장 돌릴 계획 세워야 함

그리고 세상에 진짜 남자를 본 게 너무 오랜만이라
감격을 금치 못하며 지금 시간이 몇시인지도 확인했다 ^^
저녁 7시쯤이었을까?
엘레베이터에서 진짜 너무 말걸고싶은데
미친놈같은 대사(너 잘생겼다 너 이름이 뭐니 너 여기 사니? 너 몇살이니 등)밖에 생각이 안나서 그냥 한국말로 감탄해버렸다
"와 이런 애도 있네"
그랬더니 X나 멋있는 목소리로(사실은 평범한 목소리였지만)
"comment?"이라고 했다.
(꼬멍이라고 하는데 이게 비음 섞인 발음이라 존나 멋있음)
살짝 웃는 눈으로 말했는데 (기억 미화일수도)
미친 지구 뿌셔 존나멋있음.
그래서 황급히 웃으며 손사레를 치며 아 노농이라고 했다

근데 진짜 고딩처럼 생김
많아야 21살 정말 앳됐다.
이런 말 하는 나 정말 개변태아재같네 ^^,,
알게 뭐람

kfc는 한국이랑 맛이 똑같았다.
저번에 사먹은 맛없는 치킨집에서 온 맛있는 마늘간장양념을 찍어먹었는데 환상 그 자체였다.
맛있었다.
브라우니같은 것도 시켰는데 맛있음
시발 근데 선데아이스크림 다 녹아서 왔다ㅜ
내가 주소를 너무 불완전하게 적었나봐ㅠ

도서관 출입할 때 외엔 전-혀 쓸모가 없는 학생증!
즉석에서 21세기라고 볼 수 없는 기술력으로 사진 스캔해서 학생증으로 만들어버리는 클라스!

다른 일처리 할 거 많은 건 고사하고..
(그 중에서 문제 생겨서 뒷처리 10배로 더하고)
학교 수업 진짜 ㅋㅋㅋㅋㅋ
장만 보고 집에서 씻기만 해도 10시네요.
미친걸까요..
모든 수업이 3시간씩 하고.. 프랑스 사람들 미식의 국가라면서 어떻게 점심시간이 없는..? 아니 뭐 저녁만 잘챙겨먹어서 그렇다고 쳐도 18시 이후에 수업이 있다는 거 자체가 이해가 안가요 ㅋㅋ 이렇게 밤에 위험한 나라에서 수업을 왜 밤 9시까지 할까요....??? 교수가 모자라서..?
그리고 수업시수가 다 연속이에요.
9시-12시, 12시-15시, 15시-18시, 18시-21시 ㅋㅋㅋ

9시에 학교가서 수업 끝나고 장보고 집와서 씻기만 했는데 9시네요.
장 본 것도 치우고 가방도 정리하고 집도 치우고 빨래도 개야하는데 과제도 해야돼요 🤔🤔

프랑스는 이미지 메이킹이 아주 성공적인 나라같아요.
저는 행정처리가 아주 느리다고 해서 다들 여유롭게 사나보다 했는데 그냥 일을 안하는 거였어요.

이러고 주절거리는 거 보면 저도 시간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ㅋㅋ 왜 이렇게 여유가 안 생길까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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