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이 아마 파리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천둥 번개를 겪은 날이었던 것 같은데, 그 날도 어김없이 비가 내렸고 번개가 번쩍이고 천둥이 여러번 크게 울렸다.

나는 어릴 적부터 천둥을 무서워하질 않았는데 스무살이 넘어가면서 천둥 소리에 깜짝 깜짝 잘 놀라곤 했다.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 산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았을 그 무렵 난 데 없이 내리치는 천둥에 너무 무서워서 심장이 크게 쿵쾅거렸다.

어차피 가족들이랑 있었어도 가족들 방까지 가서 웅얼대진 않았을 거란 생각도 들었고, 한 편으로는 저 소리가 총소리면 어쩌지 그런 생각이 들어서 무섭기도 했다.

그리고 산 지 한 달 째까지는 밖에서 열쇠소리가 날 때마다 심장이 쿵쿵 뛰고 놀라고 새벽에 잘 때 갑자기 도둑이 들면 어떡하지 생각하곤 했었다.

웃긴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을 완전히 열쇠로 두번 돌려 잠근 건 딱 한 번 뿐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여담.
지금은 참 웃긴 게 그 땐 적어도 핵전쟁은 아니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웃기다. 한국에서는 가끔 전쟁났나 싶을 정도였기 때문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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