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인니는 인도네시아와 같은 말이다.
근데 왜 굳이 발음이 비슷하지도 않은 인니란 말을 같이 사용해서 혼동을 주는 걸까?
(*혹시나 해서 덧붙이자면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다른 나라다. 그냥 이름이 비슷한 것 뿐, 별 상관도 없다.)

출처 다음 사전

https://dic.daum.net/word/view.do?wordid=kkw000207168&supid=kku000263504

인니 – 다음 국어사전

도장을 찍을 때 쓰이는 붉은빛의 재료

dic.daum.net



그 이유는 그 위대한 우리의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 (조선 세종대왕 재위시절 이전) 우리는 소리나는 것들을 우리식으로 표기 할 수 있는 우리만의 '문자'가 없었고, 당시 사대하던 명(지금의 중국)나라의 한자를 우리나라의 공식 문자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외국어를 들여올 때 본인들의 문자로 표기할 수 있는 일련의 과정을 거쳤고 우리나라에서의 외국어 표기도 자연스레 중국식 표기를 차용하였다.

중국인들은 표음문자(발음나는대로 표기할 수 있으며, 뜻을 몰라도 소리내어 읽을 수 있는 문자;한글이나 영어의 알파벳 등 거의 대부분의 문자가 이에 속한다.)가 아닌 표의문자(뜻을 지닌 문자로 각 글자를 모르면 읽을 수 없는 문자;한자) 를 사용하기 때문에 외국어를 들었을 때 중국어로 바로 표기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우리는 'apple'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사과라는 뜻을 몰라도 그 발음만으로도 우리나라 문자인 한글로 [애플]이라고 표기할 수 있지만 중국말은 발음나는대로 쓸 수 있는 체계가 아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따라서 모든 외국어를 1차적으로 뜻을 풀이한 다음 그 뜻에 맞는 자기네들 문자를 골라 한자로 표기해서 사용하는 다소 비효율적인 방법을 사용 중인데 이걸 바로 '음역화' 과정이라고 부른다.

인도네시아를 '인니(印尼)'라고 부르는 것도 이 음역화 과정 중 하나인데, 한글의 탄생 전부터 사용하던 인니라는 말을 우리가 서구화를 거친 이후에도 사용하면서 인도네시아라는 말과 인니라는 말을 혼용하게 된 것이다.

프랑스를 '불란서', 이탈리아를 '이태리'라고 하는 것들도 음역화 된 음역어의 예시다. 이 두개의 음역어는 실제 원어 발음과는 전혀 다르다. (*원어로는 각각 [프헝스], [이딸리아] 에 가깝게 발음한다)
이 음역어들 중 아직도 영어식 표현에 지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살아남은 대표적인 예가 '독일'이다. 독일을 뜻하는 독일어는 사실 [도이칠란드]에 가까운 발음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독일'이라는 표기와 발음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에서 외국문학, 외국언어를 전공할 경우 '불어불문학과', '서어서문학과' 등의 과이름을 사용하는데 각각 프랑스와 스페인의 음역어인 불란서(프랑스), 서반(*스페인)의 첫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서반이라는 말은 거의 사멸하였는데 서어서문학과는 아직 통용된다는 점이 재밌다.

(*참고로 스페인의 원어발음은 [에스파냐]이다. 누군가 '에스파냐어'를 얘기했을 때 신비한 언어라고 생각하지 말고 스페인어라고 바로 바로 알아들어보자. 올라! 쎄뇨ㄹㄹㄹ리따~!)

참고로 노어노문학과도 노르웨이어가 아니라 러시아어에 가까운 '노서아어'를 뜻한다 ㅎㅎ


https://dic.daum.net/word/view.do?wordid=kkw000051376&supid=kku000065856&q=%EB%85%B8%EC%84%9C%EC%95%84%EC%96%B4

노서아어 – 다음 국어사전

인도유럽 어족의 슬라브 어파에 속하는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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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의 언어이기 때문에 정확히 러시아어와 같은 말로 통용되지는 않는다.)

이와 관련해서 영어가 들어온 이후에 관련 표준어 제정이나 규정이 있었지 않았을까 추론해본다. 나중에 심심하면 찾아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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