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3746
며칠 전부터 스트레스를 너무 심하게 받아서 무작정 검색하다가 이런 기사를 봤다. 정신의학신문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것 자체도 참으로 신기한데 속는 셈 치고 본 기사의 내용조차 꽤 도움이 됐다.
요하자면 핵심은 이것이다. 스트레스를 푸는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부정적에너지를 배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긍정적인 기운을 새로 얻어서 부정적 에너지를 희석시키는 거다.
말이라는 게 참 하기 나름이라고 느낀 것이, 부정적 에너지를 '배출'한다는 것이 결국 우리가 늘상 말하는 '노래방에서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요', '펑펑 울고나면 속이 좀 풀려요', '너무 화나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어요', '운동하고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스트레스가 좀 풀려요' 따위의 것들이다.
기사에서는 저 현상들을 각각 입, 눈, 땀샘 등으로 부정적 에너지를 '배출'하는 것이라 표현했다. 어떻게 저 많은 분출들을 '배출'이란 개념으로 묶었을까? 역시 사람은 똑똑하고 볼 일이다.
정신과 의사라면 으레 '세로토닌'이니 '멜라토닌'이니 호르몬의 작용과 원리를 설명하며 스트레스 해소법을 알려줄 거라 생각했는데 '부정적 에너지'를 풀어낸다고 해서 좀 신기했다 ㅋㅋ 동시에 의사가 하는 말이라 '배출'이라는 개념이 맘에 들기도 하고 확 와닿았다.
보통 내가 사용하는 방법들은 기사에서 후술한 '희석' 방법인데, 친구와 이야기하거나 맛있는 걸 먹거나 좋은 음악을 듣거나 향기로운 냄새를 맡는 등의 일이다.
(라고는 하지만 사실 먹을 걸로 해결한 게 인생의 반이다. 먹는 행위는 가장 쉽고도 즉각적인 쾌락 아닌가) 음악이나 향을 맡는 건 꽤 희석이 잘되지만 본질적인 게 해결되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오히려 속을 부대끼게 만들뿐 아니라(스트레스 받아서 가뜩이나 탈난 위장에 더 큰 시련..) 방금 끼니를 챙겨먹었기 때문에 실천할 수 없었다. 술 마시는 것도 먹는 것과 비슷한데 그 순간에만 기분이 최상으로 올라가고 마치 요요 다이어트처럼 그 다음 날엔 컨디션이 원래보다도 심하게 곤두박질을 친다.
그래서 내가 쓴 방법은 일기를 소리내서 쓰는 것이다. 친구한테 말하는 것처럼, 아니 그것보다 더 심하게 아주 분노에 가득찬 목소리로 음성인식을 켜두고 핸드폰에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온갖 비속어를 담아 일기를 썼다. (daisy 어플 사랑해 ❤) 본인 스트레스 풀 때만 나한테 온갖 얘기를 다 하는 친구를 '감정 쓰레기통'이라고 표현하는데, 핸드폰은 인간이 아니니 상처받을 일도 없고 내 부정적인 감정을 전이받지도 않으니 내 언사가 거칠어진단 점을 빼면 꽤 좋은 방법이다. 사실 이 짓을 해놓고 스트레스가 좀 가라앉긴 했는데 '아 성인이 돼서 욕하면서 고래고래 스트레스 푸는 게 정상인가, 장기적으로 보면 더 악영향을 끼치는 거 아닐까' 생각하며 검색해서 얻은 결과가 저 정신의학신문이라서 행동이 합리화가 좀 됐다..ㅎㅎ 완전히 만족스러운 방법은 아니지만 당분간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아 지금 이 순간에도 머리가 아프다..!
뭐니뭐니 해도 제일 좋은 방법은 하루 세 끼 건강하고 신선한 식재료로 균형있는 식사를 만들어 챙겨먹고 주기적으로 땀흘리는 운동을 해서 스트레스 자체를 애초에 안받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정말 정말 ㅠㅠㅋㅋㅋ 너무 스트레스가 심해서 위장부터 시작해서 온갖 질환에 시달릴 뿐 아니라 운동할 힘조차 나지않고 늘상 피곤에 쩔어있으니 당분간은 감정 없는 핸드폰을 감정 쓰레기통으로 사용하기로 한다 😌
Si tu veux comprendre le mot bonheur, il faut l'entendre comme une récompense et non comme un but.
-Saint Exupéry-
행복이란 단어를 이해하고 싶다면, 그것은 목적이 아니라 보상이라는 것을 이해해야한다.
-생텍쥐페리-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내 행동에 대한 결과라는 생텍쥐페리의 격언을 떠올리며 오늘 하루를 다시 또 힘차게 굴려본다 👀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유(양장본 HardCover) https://g.co/kgs/yNRit3
아 생텍쥐페리 잠언집도 빠질 수 없지 ^^
위에 쓴 말은 비록 이 잠언집에 있는 말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 작가가 끊임없이 행복과 사랑에 관한 가치관을 논하고 내게 많은 귀감이 되었다.
단순한 소설가가 아니라 사실 본인 삶을 작품에 많이 녹여낸 시인에 가까운 사람이라 언제 한 번 생텍쥐페리에 관해서도 깊게 다뤄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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